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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 생각하지 말고, 있는 것 찾아서하면 돼 거든 - 임실 희망찾기

  • 작성자 : 이진하
  • 작성일 : 2007.04.23
  • 조회수 : 3535
한국치즈의 선구자 지정환신부님

4월14일 한국치즈의 선구자 지정환신부님을 뵐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평소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심상봉목사님과 아들 심장섭(임실 자활훈련기관 관장)씨, 숲골유가공연구소의 김상철사장과 함께였다.
봄기운의 완연한 날씨에 송광사입구에 핀 벚꽃이 희다 못해 붉은색으로 만개해 있었다. 천주교 양로원에 먼저 도착하여 갖 피어난 꽃들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저 말치 입구쪽으로 목발을 짚고 걸어오시는 신부님의 모습이 보인다. 먼저 심목사님을 맞아 반기며 어이 친구 이제 할아버지가 다 되었구만, 이게 한 10년이 넘는구만, 서로 부등껴 안고 지나간 세월의 정을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왠지 찡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함께한 모든 이들과 양로원 미사에 참석했을 때에도 목발대신 휠체어에 오르시어 단위 한편에 앉아계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한번 지신부님의 지난 발자취를 회상하면서 미사를 마쳤다.
오늘 심목사가 온다기에 우리집에 점심을 준비했으니 집으로 가잔다. 양로원에서 100여미터 위에 있는 집까지 개울길을 걸으시면서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신다.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면서 저기 다리 아래를 보라고 잠시 멈추면서 웅덩이에서 굼실대는 수천마리의 산개구리 올챙이를 가리키신다. 아침에 발견하셨단다.
신부님이 머무시는 집은 “별아래”이고, 앞집은 “달아래”집이란다. 현관에 들어서면서 예나 지금이나 아기자기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돈 된 자그마한 거실로 들어서자 앉기를 권하신다.
여기가 내가 사는 집이야 양지바르거든...
심목사님이 가방에서 한폭의 글씨를 꺼내어 신부님 앞에 펼치신다. 지난 성탄절 전야에 밤을 지새우며 쓰셨다는 “平和” 한폭이다. 지신부 내가 지난 성탄절에 밤을 지새우며 70여장 “平和”라고 썼거든 그 중에 하나여 지신부 줄려고...
점심을 기다리면서 지난날의 얘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치즈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벨기에에 있으면서도 치즈공장 구경도 안했어. 1964년 임실에 와서 농민들과 자주 만났었지 관촌에 김동업, 임실에 신태근,오재훈, 성수에 백한기, 등과 만나서 올해 감자농사는 두엄을 많이 했더니 우리 감자는 많이 들었어 라는 얘기를 나누면서 누군가 나에게 묻더구만 “신부님” 왜 구라파는 잘살고 한국은 못삽니까? 한마디로 대답했지, 한국사람 맨날 붓글씨나 쓰고 공자왈, 맹자왈만 읽었잖아, 우리 구라파 사람들 너무 너무 못살아서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지만 고민하고 노력했으니 잘사는 거라고.
쉼이 없이 이어진다.(이럴 줄 알았으면 녹음기를 가져올 걸...얼른 노트를 꺼내들고 적어내려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대가 희망을 주는 세대여야하며, 공부하는 세대여야 다음세대가 잘 수 있는거여. 없는 것 생각하지 말고, 있는 것 찾아서하면 돼 거든. 당시 내가본 한국농촌은 시간이 너무 많아서 모이면 화투하고 소주마시고가 고작이더라구, 시간 많고 산에 풀이라도 있으니 양떼라도 먹일 수 있잖아. 우유 안 팔리면 돼지라도 먹일 수 있고.
당시 산양유는 약으로 먹는 우유였지. 환자들과 돈 있는집 얘들이나 먹을 수 있는 보약이었지. 이때 치즈만들자고 했더니 다들 반대더라고, 우유로 팔면 된다고 하면서 말이지...
연유나 분유로 가공하려 했는데 기술이 필요하고 해서 치즈로 하자고 했지. 그런데 나도 치즈만들줄 몰랐거든. 책보고 했지 (사진첩을 꺼내오시며)
처음 임실병원 김상진장로를 찾아갖지 장로님 닝겔병 하나만 주시지요! 왜냐하면 우유양을 측정할 수 있는 계량컵이 없었거든 링겔병에는 cc가 표시되어 있잖아. 여기에 우유를 계량하여 약단지에 넣고 아랫묵에 이불을 덮어놓고 치즈만들기 시작했지. 3년동안 했는데 안만들어지는거야 할 수 없이 내가 구라파에 들어가서 치즈만드는 기술 배워올테니 기다리라고 해놓고 1970년 프랑스에 갖지. 임실사람들 지정환이가 치즈만들기 실패해서 도망갔다고 했었지, 72년 치즈만들기를 배우고 프랑스기술자 데리고 다시 한국에 왔지. 그런데 와서 보니 산양 다 팔아 치웠더라고, 한데 신태근씨만 산양을 키우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더라고 (순간 2000년전 메시야를 기다리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생각났다)
주방에서 점심상이 차려 졌다는 소리가 들린다. 신부님 이 사진좀 복사할 수 없을까요? 복사 원판을 주지 하시면서 사진관을 안내 받았다. 지금까지 써오셨던 일기장을 정리하는 중이라며 11권의 파일을 가르키신다.
연어훈제가 곁드려진 풍성한 점심을 대접받고 다음에 찾아 뵙기를 약속하며 집을 나오면서
신부님과 함께 한 장의 기념촬영을 했다.
신부님,감사합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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