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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그 행복 전도사/김정길

  • 작성자 : 김O
  • 작성일 : 2008.05.04
  • 조회수 : 3327
 

노무현, 그 행복 전도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김정길



  대한민국의 성공한 대통령과 실패한 대통령은 과연 누구누구일까.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봐도 전직 대통령들은 불명예스럽게 도중하차했거나 본인 또는 가족들이 철창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데 일부 언론과 국민들이 무조건 일을 잘못했다고 질타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부부가 고향으로 돌아가서 우리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기쁨을 주고 있다. 또한 전형적인 농부의 모습으로 변한 전직 대통령을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가 웃으며 박수와 환호성을 보낸다. 이게 바로 서민들이 느끼는 행복한 세상이 아닐까.

 

천년 가야의 전설을 간직한 봉화산 자락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는 날마다 웃음꽃이 만발하고 행복의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온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려고 평일엔 3천여 명, 주말엔 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6일 전주에서 행촌수필문학회 문우들과 더불어 봉하마을에 갔더니 노무현 전임 대통령의 귀향을 환영하는 수많은 현수막이 골목골목에 즐비하게 나붙어 있고 인파로 붐벼 봉하마을은 별천지가 되어 있었다. 청와대에서 나온 지 두 달, 벌써 25만여 명이 다녀갔는데 찾아오는 이들은 날이 갈수록 더 불어난다고 한다. 민심은 천심이라더니 우리 국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사랑했던 것 같다.

게다가 반경 4km내에서 노무현 . 손양숙 내외를 비롯하여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 등 걸출한 인물을 배출한 봉화산은 전국 최고의 명당으로 추앙받고 있다. 봉화산은 해발 140m의 낮은 산이지만,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 마애불상과 약수, 벌판에 솟구쳐 올라 사방이 탁 트인 조망 등 수려한 자연경관으로서 명당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산세였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노무현 전임 대통령이 점퍼차림으로 동네 가계에서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비스듬히 앉아있는 모습과 발가락 양말에 슬리퍼를 신고 방문객을 맞이하는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멋쟁이 노무현이라는 의미로 ‘노간지’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또한 손녀를 태운 수레를 매단 자전거를 타거나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전형적인 농부의 모습을 보고는 ‘노 기사’라는 애칭도 선물했다. 


“대통령님! 나와 주세요!!”

  관광객들이 입을 모아 한참동안 합창하자 사저의 대문이 스르르 열리며 카우보이모자를 쓴 노무현 전임 대통령이 만남의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환호성을 내지르며 박수로 맞았다. 관광객들이 왜 혼자 나왔느냐고 묻자, 여성들이 자꾸 자기 팔짱을 끼니까 권양숙 여사가 토라졌다며 웃었다. 

관광객들이 나오라고 외치면 밥을 먹다가도, 차를 마시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뛰쳐나와서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악수를 하다보니 입술이 부르트고 몸살까지 앓았다고 한다. 우리들과도 악수도 하고, 사진도 찍었으면 좋겠는데 서로 뒤엉켜서 사고가 날까봐 자제하는 심정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그동안 일부 언론과 국민들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집권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르며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인기 없고 무능한 대통령으로 몰아세웠다. 그리고 어려운 경제를 살려달라는 간절한 심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선출했다. 묻지마투표나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취임 두 달도 채 안돼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대통령 측근들은 돈이 너무 많아서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모를 터이니 탈이고, 취업난에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때문에 가정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며, 대운하건설 등등 서민들의 가슴만 숯검정처럼 타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왕조를 대기업 CEO에 비유한 ‘성공한 왕 실패한 왕’의 저자 신봉승은 예부터 성공한 왕은 국가경영에 기업경영 마인드를 도입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치밀한 국가경영술과 정보 분석에 능통한 태종, 수평적 경영마인드로 태평성대를 이룩한 세종, 견제와 균형의 지배원리를 실행한 성종, 이상국가 실현을 꾀한 인재발탁의 귀재 선조, 지혜롭게 유능한 참모를 활용한 정조 등이 바로 성공한 왕의 범주에 속한다.

반면 실패한 왕들은 국가경영의 핵심이념이 임금뿐만 아니라 보좌진까지 실천의지가 없었고 오히려 정반대되는 눈앞의 실리와 정쟁에만 매달렸다고 평가했다. 뒤틀린 야망과 탐욕으로 얼룩진 국정난맥을 자초한 세조, 우유부단한 지도력과 실패한 개혁의지의 중종, 패덕의 이름을 남긴 광해군, 적장에게 머리 숙인 인조, 망국의 한을 짊어진 불행한 고종 등이 실패한 왕에 해당된다.


노무현 정권 5년 동안의 성적표를 대기업 CEO에 비유해 보면, 무역흑자 최대달성, 복지정책과 과거사정리, 성과위주의 정책을 펼치지 않은 점 등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내수경제의 어려움과 교육정책의 실패, 언론사와의 지지부진한 싸움에서 이미지를 손상한 점 등은 잘못된 정책인 성싶다.

하지만 학벌도 없고 재산도 넉넉지 않았지만  변호사와 국회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당선되어 원칙과 소신, 신의로 국정을 이끌었던 점도 귀감으로 삼아야할 대목이다. 아무튼 노무현 전임 대통령은 부정과 비리로부터 자유로웠다. 한마디로 깨끗한 대통령이었다. 그런 대통령을 가졌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가. 게다가 퇴임 후엔 역대 대통령과 달리 불의에 대쪽같이 맞섰던 조상들의 선비정신을 본받아 몸소 낙향하여 서민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물하는 행복전도사로 변모했다. 조선왕조 시대엔 벼슬에서 물러나면 으레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관례였다.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 시골에서 시장이나 군수만 지내도 물러나면 서울로 가는 세상이 아니던가. 그런데 대통령을 지낸 분이 고향으로 돌아오다니 얼마나 아름다운 귀향인가. 대통령문화를 새로이 만들었고 또 전임대통령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무현 전임 대통령을 역사가들은 크게 주목해야 할 것이다.

 

부디 신임대통령도 전임대통령과 조선왕조 성공한 왕들의 통치철학을 벤치마킹해서 국가경영을 잘하는 CEO, 민초들에게 행복을 배달해주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200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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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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